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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시

<사례>
최근 선호시설의 입지경쟁으로 지역간 또는 지역 내 갈등이 발생되는 현상이 빈번하다. 비선호시설과 달리 선호시설에 대한 입지경쟁은 이익과 손실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문제 외에도 지역의 자존심 등 가치갈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의 충청유교문화원 유치경쟁에 따른 민-민 갈등 해결 사례를 통해 이와 같은 선호시설 입지경쟁의 갈등해소방안을 모색해 본다.

Q1. 충청유교문화원 건립의 배경과 갈등의 증폭 원인이 된 지역의 특수성에 대해 소개한다면?



충청지역은 기호유교문화의 전통을 계승한 지역이다. 때문에 유교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충청권 4개 시?도가 함께 추진하는 충청유교문화권 종합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며, 충청유교문화원 건립사업은 충청유교문화의 현대적 계승과 활용을 위한 선도사업이라 할 수 있다. 17세기 이래 조선의 정치를 주도하던 서인은 나중에 송시열을 중심으로 한 노론과 윤증을 영수로 한 소론으로 분열되었다.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은 은진송씨로 현 대전시 대덕구 회덕에, 소론의 영수인 윤증은 파평윤씨로 현 논산시 노성면에 각각 거주하였다. 율곡 이이의 제자이자 송시열의 스승인 김장생은 광산김씨로 조선의 예학(禮學)을 집대성하였으며, 현 논산시 연산면에 머물며 후학을 양성하였다. 처음 충청유교문화원의 건립부지가 논산시 노성지역임이 발표되자, 논산시 내 노성지역과 연산지역 간 갈등이 발생되었다. 조선 후기 이래 3백여년 간 쌓여 온 지역 내 두 문중 및 지역 간 해묵은 감정이 충청유교문화원의 상징적 의미와 결합하면서 갈등을 촉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갈등의 발생 여지가 없다고 여겼던 정책계획수립 초기의 예측과 달리 지역 간 첨예한 갈등이 전개되었다.



Q2. 본 갈등의 해소를 위한 노력과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양 지역 주민들의 민원제기, 감사요청, 집단행동 등이 이어지면서, 논산시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차적으로 각 문중의 대표를 방문하여 갈등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들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분석하였다. 특히 양 지역 간 대립이 심하여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였기 때문에 논산시가 직접 두 후보지역을 방문하여 의견 조정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본 갈등의 핵심이 선호시설 유치로 인한 지역의 경제적 편익 등에 따른 경쟁이 아니라 충청유교문화원 입지를 통한 지역 및 문중 간 자존심 대결구도로 발전되었기 때문에 두 지역의 이견을 좁히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건립부지 선정이 지연되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충청남도 등은 본 사업의 부진에 따른 사업예산 삭감과 후속사업 추진과정에서 논산시에 대한 패널티 적용을 경고하였다. 논산시는 이러한 상황에서 1차적으로 각 후보지를 방문하여 논의한 뒤, 갈등당사자 간 절차적 합의에 기초하여 부지선정 방법을 논의하는 갈등해결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러나 가치갈등으로 인한 의견의 차이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고, 이에 두 후보지역의 대표자들과 원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지역대학의 교수 등을 제3의 중립적 조정자로 섭외하였다. 그러나 조정과정에서도 양 당사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협의하는 것은 물론 양보에 따른 대안사업(충청유교문화권 개발사업) 역시 거부하였다. 논산시는 두 지역간 합의에 의한 부지선정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자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을 통해 최종 부지를 선정하게 되었다.



Q3. 입지선정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은 무엇인가? 입지선정위원회의 운영에 대해 각 지역 대표의 참여를 이끌어낸 방안은?



입지선정위원회는 공정한 절차에 따라서 각 지역 이해관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부지선정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입지선정위원회는 지역유림, 역사분야의 전문가, 행정분야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19명의 위원과 1명의 위원장으로 구성되었다. 위원장은 논산시가 위촉한 중립적이고 갈등관리역량을 갖춘 대학교수였으며, 의사결정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위원회를 주관하였다. 각 위원은 논산시가 각급 대학 및 국책연구기관 등 각 기관을 대상으로 공문을 발송해 1-2명의 위원을 기관장의 추천을 받아 구성하였고, 두 후보지역 대표자들에게 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고 최대 2명까지 위원 제척권을 부여하였다. 그러나 양 지역에서 제척권을 행사하지 않아 최종 19명의 위원이 선정되었다. 위원은 의사결정권을 가지며, 양 지역에서 후보지역의 타당성 등 유치논리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거쳤다. 또한 현지실사와 입지타당성에 대한 용역분석결과를 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보고하도록 하였다. 회의 결과 위원회는 노성후보지의 경우 해당 부지에 설정된 가등기를 일정기간 내에 해결하도록 하였고, 연산후보지의 경우 해당 부지에 있는 80여기의 분묘이전 방안을 강구하도록 요청하였다. 1차 위원회 이후 위원으로서 중립적으로 처신하지 못한 위원 2명을 제척하고, 최종 2차 회의에서 14명의 위원이 참석하여 무기명투표로 노성후보지를 최종 선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입지선정위원회 운영의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역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경찰관이 입회하에 부지선정을 진행하였다. 본 입지선정위원회는 갈등당사자들의 직접적 대화 거부로 인해 제3의 공신력있는 전문가에 의한 선정을 해야 하는 절차이니만큼 절차운영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또한 오랜 갈등으로 인해 지친 양 후보지역의 대표들이 해당 갈등쟁점을 종료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면밀한 입지선정위원회 운영절차 및 위원구성 설계는 입지선정위원회의 운영에 대한 각 지역대표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최종 결과에 대한 수용을 가져왔다.



Q4. 지역 내 오랜 갈등 후 최종 부지가 선정된 뒤, 지역 내 갈등의 사후적 관리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하였나?



상당히 오랫동안 지역에 내재되어 있던 갈등이기 때문에 이번 경험을 계기로 한 번에 갈등이 원인 자체가 없어질 수는 없다. 하지만 최종 부지선정에서 탈락한 후보지역의 지역대표와 문중인사를 부지 선정 이후 수차례 방문하여 결과에 대해 설명하였다. 갈등발생 초기부터 논산시는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각 지역을 방문하며 이해관계자의 입장과 호소를 경청하였고, 인간적인 소통과 합리적인 부지선정 절차에 의해 아쉬움 속에서도 최종 결과를 수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지역이라도 담당 공무원이나 논산시에 대한 불신을 가진 채 갈등이 종결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또한 탈락지역 주민을 위로하고, 연산지역이 역사적으로 지니는 유교문화적 가치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대안사업을 추가 제시함으로써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였다.

논산시 충청유교문화원 입지선정위원회